신분당선의 편리함과 그 역설
목차
1. 신분당선은 어떤 공간인가?
2. 신분당선의 좋은 접근성
3. 지방 인구 소멸의 고도화
4. 그럼에도 수도권 중심으로 마구잡이로 생겨나는 철도
5. 신분당선, 지금은 편리하지만 미래를 불편하게 할 것이다.
1. 신분당선은 어떤 공간인가?
신분당선은 지하 철도로 경기 남부(광교역)에서 강남구(신사역)를 잇는 16개의 역이 운 영되는 철도이다. 2011년 강남-정자 라인이 개통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정자-광교 라인이 개통되었다. 이후 최근 2022년 5월 강남-신사 라인이 개통되며 비로소 현재 모습을 갖추었다. 그중 강남역은 하루 평균 20만 명의 유동 인구를 기록할 정도로 전국에서 가 장 붐비는 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8월 한 달 동안 신분당선의 수송 인원은 약 420만 명으로 많은 직장인, 학생의 출퇴근, 등하교를 담당하고 있다. 이 수치는 1년으로 치면 대한민국 인구에 맞먹는 수치로 실로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주중 출퇴근 시간에 강남역 플랫폼에 가게 되면 열차가 도착하는 약 7분마다 300 걸음 되는 길이의 공 간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미어터지게 된다. 신분당선은 네오트랜스에 의해 민영화되었기 때문에 타 호선과 차별된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무인운전 시스템이 도입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인운전 시스템은 양방향 무선 통신(CBTC)을 이용한 운행 기술로 기관사 없이 운행된다. 실제로 신분당선에는 기관사(승무원)가 없는 상황이 많고 이에 따라 타 호선과 달리 기관사 칸이 존재하지 않아 맨 앞 칸과 뒤 칸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길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2. 신분당선의 좋은 접근성
성복역에 있는 네오트랜스의 홍보물에 의하면 광교에서 강남까지 30분이 소요된다. 경기 남부가 강남 생활권으로 묶이게 되는 효과를 본 것이다. 또한 신분당선은 2호선, 3호 선, 7호선, 9호선, 경강선, 수인/분당선 총 6개의 호선과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좋다. 실제로 경기 남부인 광교에서 경기 북부인 일산까지 서울을 가로지르는 경로를 단 한 번의 환승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예처럼 신분당선으로 인해 경기 남부 거주 자들의 서울 시내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3. 지방 인구 소멸의 고도화
수도권 인구의 서울 시내 접근성 개선은 과연 긍정적인 효과만 있을까? 현재 수도권 인구는 2605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50.4%에 달한다. 전체 국토 면적의 20%에 대한민국의 절반 이상이 사는 것이다. 2021년 기준 서울의 인구 밀도는 부산의 4배, 세종의 10배에 달한다. 2022년 김현우, 이준영은 「수도권·비수도권 간 발전 격차와 정책 방향」 에서 “지난 20년간의 균형 발전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더욱 심 화되고 있다. 인구와 일자리, 기업, 지역 내 총생산, 소비, 자산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도 권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비수도권을 추월하였다. 이는 과거 수도권 및 지역대도시 중심의 균형 발전 정책을 통한 낙수효과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 다.”라고 서술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의 인프라 형 성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시도는 지방 소멸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일산의 10만 년 역 사는 1990년을 고비로 천지가 개벽하듯 바뀌어 논바닥은 신도시가 되었다”라는 김훈 작 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수도권 인프라 집 중 현상이 먼저인지 수도권 인구 밀집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수도권에 인구와 인프라 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1975년 34%에 불과했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05년에 48%를 기록하더니 2020년 50%를 돌파했다. 매일 출퇴근 시간 움직일 틈도 없이 붐 비는 강남역 플랫폼이 그 적나라한 증거일 것이다.
4. 그럼에도 수도권 중심으로 마구잡이로 생겨나는 철도
수도권에 살고 서울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나는 지방 여행을 하다 보면 지하철이 없어 불편할 때가 많았고 지하철이 있어도 수도권의 지하철에 비하면 굉장히 규모가 작다. 실제로 수도권의 지하철 노선이 23개인 반면 비수도권 중 지하철이 있는 도시는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부산 6개, 나머지 도시는 각각 한 개의 호선만이 존재한다. 비수도권의 지하철 노선을 다 합쳐도 서울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것이다. 그마저도 광역시에만 지하철이 존재하니 지방 사람들이 서울 지하철을 보고 놀란다는 게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울로 가는 철도는 계속 건설되고 있다. 경기 북부 부근 GTX 건설이 논의 및 진행 중이며 신분당선의 용산역 등을 비롯한 연장 또한 진행 중이다. 수도권 인구 밀집으로 인해 지방은 소멸해 가고 있는데 수도권 인구의 편의만을 생각해 지방 인프라는 소외받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참여 정부 시절 세종으로의 수도 이전을 시도하였으나 헌재의 위헌 판단으로 무산되었다. 그로부터 20년,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정책은 수도 없이 시행되었지만 지방 인구 소멸은 심화되었다. 수도 이전이 정 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수도 이전만큼 강력한 무기 없이는 지방 인구 소멸을 막 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5. 신분당선, 지금은 편리하지만 미래를 불편하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기는 저출산 문제에 따른 인구 소멸과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의 소멸일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인구는 줄어드는데 그 인구마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지방이 사라지는 것이다. 본디 도시에 사람이 많이 살아야, 사람이 살기 편해진다. 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특별시가 15만 인구의 경상북도 안동시보다 살기 좋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논리로 지난 수 십 년간 수도권은 비약적으로 발전되어왔고 지방은 홀대받아왔다. 하지만 비약적인 발전이 비극적인 결말을 내기에는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아 보인다. 박순봉의 「‘지방 소멸에서 지역 소멸로’ 전국 59곳 위기… 수도권도 예외 아니다.」에 따르면 지방 소멸 위험도가 높은 소멸 위기 지역은 총 59곳으로 조사되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속담처럼 지금이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할 가장 빠른 시간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도 상 황이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측할 때 일본을 살펴보는 경우가 많은데 오영상의 「일본도 ‘수도권 집중화’ 심각... 수도권 인구 23년째 증가」에 따르면 일본도 수도권 인구 집중화를 겪고 있다. 또한 정영호의 「日 수도권마저 인구 줄어든다」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집중화는 인구 감소와 함께 진행 중이다. 소장섭의 「국민 88% 지방 소멸 위기 체 감... 가장 큰 이유는 '지방 인구 고령화'」에 따르면 우리는 지방 소멸의 위기를 격하게 체감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방 소멸의 위기를 체감하면서도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지하철, GTX 소식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이는 어쩌면 신분당선의 역설 아닐까? 지금 당 장 우리가 아침마다 타는 신분당선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 장 십 년 후 우리가 사는 곳이 대한민국일지 수도권 공화국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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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日 수도권마저 인구 줄어든다」, 한경국제, 2022.08.10,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81038621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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